허크는 헤기가 항상 목걸이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것을 알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책보다도 소중하게 대하고 잠시도 빼고 있지 않는 날이 없었다.
너는 그걸 유품 이라고 했던가. 말하는 헤기의 모습에  괜히 죽은 사람에게 꼴불견 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질투에 허크는 불연듯 헤기에게 팔찌를 선물했다. 이걸 왜 자기에게 주냐는 헤기의 물음에 말을 돌린건 일부러 였다. 

마법상점에서 마법서를 무려 열권이나 산 헤기는 채 세권도 다 들지못했고 나머지 권은 허크가 노끈으로 묶어서 달랑달랑 들고 오게 되었다. 오는 내내 무겁지 않아요? 한권 더 들수 있어요. 주세요. 하며 귀찮게 구는 바람에 허크가  
"널 통째로 들고 뛰어도 거뜬하니까 가만히 있어." 라고 일축했다. 

그날 저녘, 씻으려고 욕실에 들어간 헤기가 울상으로 팔을 내밀며 다가왔다. 침대에 기대고 반쯤 누워있던 허크가 물었다.

"뭔데."
"팔찌가 안 빠져요...."  

팔찌가 안 풀린다며 입술이 댓발 나온 헤기를 보며 어디봐 하면서 풀어주려는 허크의 손에도 팔찌는 풀리지 않았다. 이거 왜이래?  

"보석박힌거라 빼고 씻으려고 했는데 이음새가 없어요."
"이상하네, 마법상점이라더니 뭐 저주걸린거 팔아먹은거 아니야? 순 사기꾼 새끼아냐 이거."

팔찌는 헤기의 손목에 자리 잡은듯 딱 맞아 빼낼수가 없었다. 헤기 말 그대로 이음새가 없는 통짜 팔찌가 된 모습을 보고 허크가 헤기 팔을 이리저리 잡고 움직이며 강제로 빼려고 했지만 헤기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더이상 시도하지 못했다. 허크가 어쩔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당장 상점에 갈순 없으니 다음 쉬는날 같이가보자. 그때까진 그냥 끼고 있어."
"네...."

어쩔수 없으니 다시 씻으러 간 헤기를 보고 허크는 묘하게 그냥 이대로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곧 콜헨에도 겨울이 온다. 이곳 평원은 콜헨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륙 날씨가 으레 그렇듯 코잔등이 시뻘개질 정도로 찬바람이 불어왔다. 그런 추위에 냉골바닥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은 참 탁하고 어둡다.
 허크는 숨을 몰아쉬었다. 거친 숨소리가  머리통을 울려대 미간을 찡그렸으나 눈앞이 흐려 보이지 않았다.
옆구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후두부도 살짝 스쳐 맞았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해 눈을 느리게 끔뻑끔뻑 떴다 감았다. 옆구리에 감싸안은 '허크!' 하는 헤기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어렴풋이 듣고 허크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전투중에 그렇게 한눈 팔지 말라고 했는데 뒤에서 마족이 덤벼드는것도 못보고.
새벽에 긴급한출정 명령에 서리를 밟으며 온 로흘란은 이상할 정도로 감염된 마족들이 많았다. 평소보다도 긴 대치시간에 지쳤는지 집중력이 떨어진 헤기가 갑자기 튀어나온 마족의 도끼에 옆구리를 찔렸다.
순간 주위에서 싸우던 허크가 손을 뻗어 헤기를 낚아챘다. 몸을 돌려 헤기를 감싼 허크에게 두번째 공격이 들어오는 찰나 허크가 깊은 신음을 내뱉으며 헤기를 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곧바로 나머지 한손으로 대검을 들어 마족의 명치에 찔러넣은 허크가 이빨을 바득 갈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허크에게 안긴채 쓰러진 헤기가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들은 용병들이 서둘러 다가와 본것은 옆구리에 피가 뿜어져 나오는 도중에도 헤기를 감싸안은 팔을 풀지않은 허크였다.


"이 팔찌는 특별한 마법이 걸려 있는데 예를 들면 시전자 즉 손님께서 원하는 사람에게 팔찌를 채워주면 팔찌를 찬 사람이 받는 데미지를 모두 손님이 받게 됩니다."


사기꾼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허크는 정신을 잃었다.








 왜 화가 나냐고 했다. 스스로 이유를 모른다고도 했다. 하지만 허크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남들 앞에서 하지 않는 소리를 허크 앞에서 하고 화도 내고 하는 모습에 괜히 우쭐해 지지 않았던가. 나만이 오로지 너를 아는 거라고 자만도 하지 않았나.
잘 웃지 않던 아이를 웃기려고 자신이 얼마나 실없는 소리를 반통이나 흘려 보냈을까. 시간 흐르고 나서야 네가 얼마나 잘 웃는 아이였는지 알게 되었을때 허크는 자신이 헤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평생 사랑이라고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남자가 자신보다 한참어린 남자아이를 좋아한다. 열혈한 구애도 낮간지러운 고백도 없었다. 헤기가 자신에게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왜그러냐고 물어도 할말이 없었다. 좋아하니까. 그 말을 들은 헤기는 치료를 할 필요 없다고 말하던 그때처럼 도망가버릴까 허크는 그 하나만이 이 세상 모든 것 보다 두려웠다. 깨닫고 나자 허크는 전으로 돌아갈수도 앞으로 나아 갈수도 없었다. 

 허크는 헤기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해놓는 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에게 미련없이 떠날사람. 과거의 허크도 그런 인물이었을지 모른다. 어떡하면 헤기가 단 한번이라도 뒤를 돌아보며 허크를 생각하고 길을 가는걸 멈추어 줄지.


그래서 허크는 비겁하게도 헤기에게 죄책감을 심어 주었다.





"허크..... 제발 눈 떠봐요....."

새벽에 급하게 준비하느라 장비를 덜챙겼다는 헤기의 말에 자신의 보호구를 하라고 그나마 작은 곳을 떼어 등판에 대어준 허크였다.
치유술이 있는 자신에게 언제나 약과 붕대를 감아주던 허크였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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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크헤기 선을 넘은 우리들~허크 인내심의 한계선~


허크는 자기가 요즘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나 있는지 몰랐다. 화가 나는데 왜 화가 나는지 모른다니 웃기는 일이지.
대부분의 시간을 용병단 임무로 파견 나가며 지냈다. 헤기도 허크 곁에 있으며 주위에서 탐색을 도와주거나 다친사람들을 치유하고 다녔다. 그래, 헤기는 그렇게 허크 눈에 항상 보였다.
처음에 헤기가 용병을 한다고 왔을때 허크는 반대를 하였다.
"열일곱살? 장난할꺼면 가라."
"장난 아니에요."
주먹을 꽉쥐고 제 덩치보다 네다섯배는 많아 보이는 허크에게 대들고 있었다. 그때 당시 갑자기 마족들이 날뛴다며 용병이 더 필요하기도 했고 결국 케이라가 와서 등록을 해주었을때 허크는 그 아이가 몇일 지나 제풀에 지쳐서 그만둘줄 알았다.
그리고 그 아이가 용병이 된지 일년이 지났다.
그래 절대 허크는 헤기가 일년 후에도 용병을 계속하고 있을 줄 몰랐다. 용병이 된다는 주제에 전투를 해도 불안불안해서 허크가 항상 쳐다보고 있지 않으면 어디 하나 꼭 다쳐서 오는 것이었다.
"치유술 있다고 자랑하냐? 이러다 까마귀 밥 되야 정신 차리지."
"......죄송해요."
고개를 푹 숙이고 다친 상처를 움켜쥐니 피가 나왔다. 허크는 '쯧'하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찢어 헤기의 상처에 둘러 주었다. 팔뚝에 묶여지는 천에 헤기가 고개를 들자 이번에는 허크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말했다.
"다음부턴 내 옆에 붙어 있어. 혼자 떨어져서 죽은거 치우느니 옆에서 뒈지기전에 내가 구해주는게 편해."
"........"
"대답안하냐?"
"......네."
마지못해 대답하듯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인 헤기가 "치료 감사합니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초에 치유술이 있어 혼자서 어느정도 치료가 가능한 아이에게 자기가 무슨짓을 했는지 허크는 그때 바로 깨닫지 못했다.
사실 전투에서 거슬린다는건 허크의 기준이었고 헤기는 대부분 전투에서 그럭저럭 도움이 되는 편이었다. 다만 마족을 처음 보는지 대하는 방식을 잘 몰랐고 크고작은 상처를 달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허크는 품에서 물약이나 손수건을 꺼내서 치료를 해주었고 헤기도 별말없이 가만히 앉아서 치료를 받았다. 헤기는 매번 자신에게 할 필요가 없음에도 치료를 해주는 허크에게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저 치유술 있으니까 이렇게 안해주셔도 되요." "...그래?"
하고 말한이유로 허크가 자신을 부축만 해줄뿐 더이상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는것을 알았을때 헤기는 후회를 하였다.

처음에 허크는 방이 부족하단 이유로 방금 전까지 으르렁대던 헤기와 같은방을 쓰게 되었단걸 알았다. 짐이랄것도 없는 작은 가방을 들고 쭈뼛쭈뼛거리며 방으로 들어오는 헤기에게 허크가 먼저 손을 내밀어 인사를 건넨건 단순한 변덕이었다.
"허크라고 불러."
"안녕하세요. 헤기.....에요."
"침대는 저거 쓰고 밑에 내려가면 식사할 수 있어. 욕실은 문옆에 바로 있으니까 들어가서 씻고."
"......감사합니다."
"아까전엔 그렇게 용병이 되고싶다고 난리치더니 지금은 왜 힘이 하나도 없냐?"
"....그래 보여요?"
"그래. 좀 웃어."
웃으라는 허크의 실없는 소리에 헤기가 피식- 하고 한숨같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던 허크는 웃으니까 좀 귀엽네.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면 헤기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대했다. 다들 "헤기는 어린데 세상 다 산것처럼 군단말이야." 하고 흘러가듯 말했다. 허크는 그소리가 그냥 맘에 안들어서 "가는데 순서 없다는데 오늘 니들 세상 다 살게 해줄까?" 하고 모여서 이야기 하던 놈들중 하나의 목을 팔로 감싸 힘을 주는 시늉을 하였다.
어린애 같지 않다니 허크는 침대에 누워서 책상에서 책을 읽는 헤기의 뒷통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솜털맹이 같이 생겨서 동글동글 한게 영락없이 어린 티가 나는데... 이해할수 없는 생각이 들어 허크가 무심코 중얼 거리는 소리를 헤기가 듣고 "저 불렀어요?" 하고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 하려다가 책 읽던것도 멈추고 자길 쳐다보는 헤기의 시선이 퍽 맘에들어 허크가 씨익 웃어 보였다. "왜요." 헤기가 다시묻자 허크가 "내일 로체스트 가볼래?" 하고 방금까지 생각에도 없었던 소리를 나불거렸다.
"로체스트?"
"여기서 쭉 올라가면 나오는 성이야. 내일 시장이 열린다니까. 너 여기온지 얼마 안되서 필요한것도 많을거 아니냐?"
자기가 생각해도 좀 그럴싸한 핑계를 댄것같아 허크는 뿌듯하였다. 곰곰히 생각하던 헤기가 "좋아요." 했을때 허크는 잠을 살짝 설칠뻔 하였다.
다음날 허크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좋아하던 아침 운동도 하는둥마는둥 대충 하고 부리나케 방에 달려와서 헤기를 깨웠다. 항상 아침운동을 다녀와 아침 먹으라고 깨울 때 까지 자는 헤기였으니까. 눈을 비비며 헤기가 느릿느릿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걸 다 지켜본 허크는 다 준비된 헤기가 "가요." 하자마자 문을 열고 나갔다. 빠르게 마차로 걸어가는 허크의 걸음에 헤기가 뒤에서 "같이가요....."하기 전까지 허크는 자기가 들떠있었는지 몰랐다. 쉬는 날 어딜 가거나 한적이 없어서? 아니 저 뒤에서 자기 걸음에 맞춰 걷겠다고 달려오다 싶이하는 작은 아이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장은 처음 가봐요."
마차로 가는 길에 헤기도 조금 뺨을 붉히고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거기 서점엔 마법서가 많겠죠? 콜헨에는 브린씨가 가지고 있는 마법서밖에 없더라구요." 마법에 대해 허크는 아는 바도 하나도 없었으나"그렇겠지"하고 대답해주었다.
허크와 헤기처럼 오랜만에 열린 장에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파는 사람. 콜헨에서 가져온 딸기주를 파는사람. 대장간에서 무기를 파는 사람. 직접 만든 옷감을 파는 사람 등등 시장의 좁은 길을 허크가 밀고 들어가면 헤기가 그 뒤를 종종 쫒아 필요한 물건을 샀다. 마지막으로 들린 마법상점에서 헤기가 마법서를 보는데 정신이 팔리자 허크는 가게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시간을 때웠다. 그러다 눈길이 간곳은 작은 악세사리들을 판매하는 진열대였다. 아마도 마법사들이 쓰는 악세사리겠지. 허크가 유심히 고개를 박고 쳐다보자 직원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 팔찌는 마법구에요. 착용자가 위험할때 마법을 시전자에게 받아...."
"그거 줘요."
허크는 다른걸 고를 생각 없이 자기와 같은 눈빛이 도는 루비팔찌를 덥썩 샀다. 때 마침 마법서를 다 고르고 한아름 들고오는 헤기에게 내밀며 말했다.
"자."
"뭐에요?"
"끼고 있으면 도움된다나 머라나."
"왜 그걸 저한테....."
"맨날 처 다치고 오는 주제에 토 달지 말고 끼고다녀."
허크가 채워주리? 하고 헤기의 손목에 팔찌를 채웠다. 순간 반짝 하고 이음새 부분이 빛났으나 마법이 담긴 악세사리는 다 이런가 보다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헤기도 이런건 처음 보는지 이리저리 손을 들어 팔찌를 쳐다보았다.

허크는 헤기가 항상 목걸이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것을 알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보다도 소중하게 대하고 잠시도 빼고 있지 않는 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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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강이라 오후 늦게 일어나 밍기적 거리다가 배도 출출 하겠다, 집 앞 편의점으로 컵라면을 사러 가는 길이었다. 편의점 앞 파라솔에 모여 있던 근처 고등학교교복무리들 중 한 놈이 허크 앞으로 다가 와서 길을 막았다. 스스로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인상 더럽다고 소문난 허크는 시비 걸려본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학생들에게 삥 뜯겨 본적이 없는데.....

허크 앞에 선 학생은 허크 허리춤에 간신히 왔으며 단정하게 정리된 정수리가 한눈에 보일정도로 작았다. 학생은 말을 꺼내려고 입술을 우물거리다 드디어 결심이 섰는지 주먹을 불끈 쥐고 허크의 눈을 마주치며 말을 꺼냈다.

 

저기요......”

담배 대신 안 사준다. 꺼져.”

아니, 그런거 아니에요.”

 

학생이 처음 보는 자신에게 편의점 앞에서 말을 걸 이유는 그것뿐인지라 단번에 거절하자 그게 아니라며 손을 내 저었다. 그럼 뭔데? 라는 투로 허크가 허리춤에 손을 얹자, 학생이 숨을 깊게 들이쉬고 말했다.

 

, 저 예뻐요?”

“......?”

“....... 저 예쁘냐구요......”

 

난데없는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질문을 받은 허크가 벙쪄하자 학생이 화가난줄 알았는지 어깨를 움찔 거리더니 다시 한 번 말했다.

 

...... 예뻐요?”

 

얼굴이 새빨게 져서 예쁘냐고 물어보는 아이 뒤로 키득거리면서 웃고 있는 무리들을 보니 아 지금 벌칙게임을 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친구들이 어지간히 짓궂었는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허크에게 와서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대답을 들어야 게임이 끝나는 건가 계속 물어 오길래 허크가 대답을 해주었다.

 

, 예뻐요?”

, 예뻐.”

“.....저 예뻐......!!!”

 

하지만 예상 외로 대답이 돌아올 줄 몰랐는지 깜짝 놀란 아이가 대답 안 해주셔도 되요...’ 하자 허크도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답을 해줘야 끝나는게 아니었단 말이지?

 

, 예뻐요?”

예쁜이, 이름이 뭐야?”

“......헤기요... 아씨...진짜. , 예뻐요?”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닌데 좀 귀엽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 , 예쁘다.”

, 이상한 사람 같아요......”

내가? 갑자기 길 가던 사람 붙잡고 자기보고 예쁘냐고 물어보는 네가 더 이상한 것 같은데.”

 

허크가 예쁜이라고 부르자 화를 내듯 새침하게 올려다보더니 헤기라고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 모양새가 귀여워서 허크가 속으로 키득 거리며 웃었다. 계속해서 예쁘냐고 물어보던 헤기 입에서 이상하다는 소리가 나오자 허크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편의점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통에 잘 안 들리는지 헤기의 친구들이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자 허크가 몸을 돌려 헤기를 가리고 계속하라고 말했다.

 

몇번 남았어?”

세번이요.....”

아아, 열 번이나 예쁘냐고 물어보라고 시켰구만? 미친놈들일세.”

그쵸? 제가 가위바위보 하나 진거 가지고 이건 너무 하지 않냐고 그랬는데. 더워서 애들이 미친게 분명해요.”

 

더군다나 벌칙에 걸리고 할 사람을 찾는데 친구들이 멀리서 걸어오는 허크를 골랐을 때 헤기는 제발 다른 사람으로 해달라고 빌었다. 키는 2미터는 되보이고 티셔츠가 터질 것 같이 생긴 근육에 눈매도 무서워 보였으니까. 어쩔 수 없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을 때 꺼지라는 소릴 듣고 한 대 칠줄 알았다. 그런데 예쁘냐는 소리를 듣고 살짝 웃으면서 헤기를 내려다보는 통에 지금은 조금 덜 무서워졌다.

 

아직 남았다며? 계속해.”

“........... 예뻐요...?

예쁘다니까, 헤기 욕심도 많네. 더 듣고 싶어서 계속 물어보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지? 응 예쁘다.”

“......자꾸 예쁘다고 하지 마세요. 진짜 부끄러우니까.....진짜..”

그래? 난 좋은데. 아참, 내 이름 허크거든? 허크 형이라고 해줘.”

“......”

 

헤기가 주춤 거리며 형 변태에요?” 라고 물었다. 허크가 변태는 아닌데 헤기가 변태가 좋다고 하면 되줄게.” 하고 씨익 웃었다. 그때 뒤에서 헤기의 친구들이 헤기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들려서 허크가 빨리하고 친구들 한테 가고 싶지 않아?” 라고 말했다.

 

“...., 저 예뻐요?”

다음이 마지막?”

..... 허크 형, 저 예뻐요?”

, 헤기.”

“.....!!!!!!!”

 

허크가 마지막으로 예쁘냐고 물어보는 헤기의 뺨을 그러쥐더니 고개를 숙여서 이마에 키스를 하자 헤기가 놀라서 폴짝 튀어 올랐다. 뭐하는 거냐고 물어오는 눈빛에 허크가 다 끝났으니 형 편의점 가도되지? 하고 말했다. 할 말을 잃어서 제자리에 서있는 헤기와 유유히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허크를 본 친구들이 헤기에게 달려갔다. 열 번 다 했냐며 그 남자가 덩치가 커서 등으로 가리는 바람에 중간부터 하나도 안보였다고 말하는 친구들의 말이 헤기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동안 허크가 계산을 끝냈는지 검은 봉투 두 개를 들고 나오더니 성큼성큼 헤기에게 다가와서 하나를 손에 쥐어주었다.

 

더위 먹은 친구들이랑 나눠먹어.”

 

그 말에 정신 차린 헤기가 봉투 안을 열자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여러 개 들어있었다. 친구들도 봉투 안에 들은 아이스크림을 봤는지 허크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허크는 헤기와 눈을 마주치며,

 

내 이름 잊지 말고.”

하고 골목 안쪽으로 사라졌다. 헤기는 그렇게 그 이상한 변태 형과의 만남이 끝나는 줄 알았다. 며칠 후 하교시간에 학교 앞에 허크가 서있는 걸 친구들이 먼저 발견해서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말이다. 멀리서 헤기를 발견한 허크가 이름을 부르면서 다가왔다.

헤기.”

“.........크형?”

 

헤기가 이름을 기억해서 불러주자 허크의 표정이 단번에 밝아졌다. 왜 왔냐고 묻자 허크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 잘생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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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au





오늘도 삼각 김밥이냐?”

 

점심시간 사람이 없는 곳을 찾다가 들어간 체육관. 2층 관람벤치에 앉아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참치마요를 뜯는 찰라 식사를 방해하는 소리에 헤기가 고개를 들었다.

 

허크쌤이 뭔 상관이에요.”

어쭈, 어른한테 말버릇 봐라.”

 

헤기가 무시하고 삼각 김밥을 한입 베어 물자 허크가 그 옆자리에 털썩하고 앉았다. 작은 입으로 김밥을 먹는 모습을 물끄럼이 쳐다보던 허크가 왜 친구들 하고 급식을 안 먹냐고 물었다.

 

맛없으니까.”

하긴, 우리학교 급식이 맛없긴 해. 인정.”

 

허크가 손을 머리 뒤로하고 등받이에 허리를 숙였다. 점심시간이 별로 지난 것 같지 않은데, 제아무리 빨리 밥을 먹고 왔다 하더라도 지금쯤 급식실 앞을 나오는 사람은 한두 명이 있을까 말까 했다. 교직원인 허크는 따로 교직원식당에서 밥을 먹을테니 학생들처럼 줄을 서는 일은 없을테지만.....

헤기는 허크가 밥도 안 먹고 여기서 자기가 밥 먹는 모습을 쳐다보는지 의문이었다. , 밥 안 먹어요?

 

쌤은요.”

나도 여기서 먹으려고 사왔지.”

 

허크는 헤기의 말에 답한 후 윗도리 주머니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부시럭거리며 참치마요 삼각 김밥 다섯 개를 꺼냈다. 옆 의자에 쏟아 낸 뒤 한 개를 집어 뜯은 허크가 이거 공부할 때 고시원에서 많이 먹었는데 말이야. 지금은 전주비빔이 더 맛있더라고. 입맛이 변했나봐.’ 하며 한 입에 삼각 김밥을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 하고 헤기를 향해 웃으며.

 

교직원들한테 강제로 학교급식 먹게 식권 팔이 한다며 돈 아깝다고 맨날 급식실 밥 다 먹잖아요. 왜 안 갔어요?”

맞아 그거 진짜 횡포 아니냐? 나 같은 시간강사는 닥치고 먹어야 돼.”

 

허크는 화를 내며 억지로 먹게 할꺼면 맛있게나 만들던가! 하며 두 번째 삼각 김밥을 뜯었다. 그것도 역시 두 입에 사라졌지만. 허크가 세 번째 삼각 김밥을 뜯고 다 먹을 때 쯤 헤기가 손에 들고 있던 삼각 김밥을 다 먹었다. 같이 산 주스도 빨대로 쪽쪽 빨아 마신 헤기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네 번째 김밥을 먹던 허크가 헤기 손을 잡고 끌어당겨 다시 앉게 했다.

 

나 다 먹을 때 까지는 기다려 줘야지. 매정하게 시리 먼저 가냐.”

“5교시 숙제 덜 했단 말이에요.”

아직 시간 많이 남았잖아.”

 

입술이 댓 발 나왔지만 헤기는 더 이상 별다른 말없이 허크 옆에 앉아 허크가 다섯 번째 참치마요를 끝장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제 좀 배에 뭐가 들어 간 것 같다며 주머니에서 또 뭘 꺼내는 통에 헤기가 다시 자리에서 얼어나자 이번엔 허크가 자기 무릎위에 헤기를 앉혔다.

 

뭐에요.”

아니 이제 좀 본격적으로 식사를 해볼까 해서.”

 

허크의 손이 어느새 허리 밑에서부터 교복 와이셔츠 안으로 들어가 옆구리를 주무르자 헤기 입에서 자연스레 신음이 튀어 나왔다.

 

아하흣...”

 

척추를 따라 손가락으로 훑어 내린 허크가 다른 한 손으로 유두를 만지자 헤기가 기겁하며 허크를 밀어냈다.

 

지금 학교에서 무슨 짓,! .......에요.”

여긴 좀 그런가? 안으로 들어갈까?”

학교에선 이제... 안 한다면서...!”

그랬나?”

 

양쪽 엄지로 유두를 눌러 괴롭히는 통에 헤기가 허크 가슴을 퍽퍽 쳤지만 꿈적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점심시간엔 정문은 잠겨있고 창고 후문으로만 들어올 수 있어 아무도 오지 않는 체육관. 혹여나 누가 볼새라 헤기가 입술이 빨개지도록 신음을 참았다. 허크가 그런 헤기 입술을 두드리듯 입으로 열더니 말했다.

 

신음 참지마, 헤기....”

으흑.........,”

아까 내가 문 다 잠궜어...”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요....”

 

허크 어깨를 꽉 잡은 헤기손이 하얘질 만큼 헤기몸이 떨렸다. 급기야 와이셔츠안으로 고개를 들이민 허크가 헤기 가슴을 핥자 헤기가 외마디 신음을 내뱉었다.

 

으흣!! ,.....하지.....!!!”

 

침 범벅이 된 가슴을 흡족하게 쳐다본 허크가 축축해진 밑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헤기, 지금 가슴으로만 간거야...?”

흐흣,...... 하지 말랬잖아요..!”

 

헤기가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잡고 있던 허크 어깨를 마구 내리쳤다. 손을 들어 눈물을 쓱쓱 닦아준 허크가 헤기의 귀에 속삭이자 헤기의 눈에선 눈물이 더 흘러내렸다.

 

근데.... 나도 지금 못 참을 것 같아.”

.......... 변태 선생!”

그 말 들으니까 더 선다.”

 

 

그리고 헤기는 그 뒤 5교시 수업 숙제를 못했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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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좋다.' 한 용병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모두들 속으로 동의 하는 바였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용병단이 태평하게 날씨 타령이나 할때냐고 누군가 투덜거렸지만 그 소리는 또다른 누군가에 손에 막혀 사라졌다. 모두들 계절이 바뀐 새도 모른채 전투에 나갔고 벚꽃이 떨어져 갑옷 위에 쌓였을 때야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했다.

"단체로 어디 가볼까...."

답지않게 아이던 단장 입에서 놀러가자는 말이 흘러나왔다. 모두들 혹여나 단장이 다시 말을 주워담을까 환호를 질렀고 사상최초 '콜헨 용병단 봄소풍' 이라는 일정이 잡힌것이다.

요즈음 후발대로 몇명정도만 낑겨가서 군과 함께 뒷처리만 죽어라 하다보니 용병단 거의 대부분이 마을에서 놀았다. 한창 혈기왕성한 용병들이 하릴없이 놀다보니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간만에 생긴 일정이 다들 반가워 마을 전체가 들썩들썩 할 정도였다.

"내일 용병단이 소풍을 간다면서?응응?"

몇가지 필요한 물품을 사러 잡화점에 들린 헤기에게 클로다가 물었다. 소풍이라니 처음 보는 일이야! 어디로 갈까? 노을이 예쁜 평원일까. 꽃이 예쁘게 핀 벤체너일까.
용병도 아니면서 소풍에 들떠 재잘거리는 클로다말에 헤기도 덩달아 들떠 두근거렸다. 헤기에게도 처음 해보는 소풍이었기 때문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관에 들어온 헤기의 코에 맛있는 냄새가 스쳤다. 여관1층에서 용병단 누나들이 도시락을 싸는 중이었다. 

"헤기, 이거 간좀 봐줄래?"

계단을 올라가려던 헤기를 발견한 이비가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

"맛있어요."
"그래?"

헤기가 양볼 가득 음식을 오물거리며 호평을 하자 이비의 얼굴이 밝아졌다.
형들은 대충 고기 가지고 가서 구워 먹는다고 그랬는데 (잡화점에 있던 딸기주도 전부 형들이 사갔다)누나들은 아기자기한 통에 도시락을 싸는 중이었다.
고기도 좋지만.... 하고 고민하던 헤기가 주방에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저도 도시락 싸는거 같이해도 되나요?"



--------

"뭐하다가 이제 와."
"아뇨, 그냥......"
 
손에서 단내를 폴폴 풍기며 방으로 들어오는 헤기에게 허크가 잡화점만 갔다 온다더니 왜이리 늦냐며 물었지만 우물쭈물 말을 돌렸다. 항상 투구를 써서 얼굴 표정이 잘 안보이는 마렉조차 소풍이 흥분된다고 떠드는데 허크는 영 내키지 않는지 심드렁 한 반응 이었다.

"형은 소풍 가본적 있어요?"
"아니."
"저도요."

그 뒤 헤기는 연신 들뜬 숨을 내뱉으며 소풍에 가면 형들이 축구를 하자고 그랬다. 보물찾기를 한다더라.  큰 돼지 한마리를 잡았는데 그걸 다 구워먹는다더라 하며 긴 시간 이야기했다.
허크가 어린애 답다고 놀렸지만 침대에 누워서도 설레어 잠이 안왔다.

그리고 결국 헤기는 당연하게도

늦잠을 자고 말았다.






배로 이동하니까 아침안개가 개면 출발한다고 그렇게 사람들이 당부하며 말을 해줬는데. 이미 떠났으면 어쩌지. 어쩌지. 배낭에 챙긴 짐들이 달그락 거리며 요동칠 만큼 헤기가 선착 장으로 달려 나갔다. 설마 다 오지도 않았는데 출발할 사람들은 아니니까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고 선착장에 도착한 헤기 눈에 지평선 멀리 떠나는 배가 보였다. 안돼.


가지마.......





늦게까지 잠을 잔 자기 잘못이 컷다. 그치만....그치만..... 형들이랑 누나들은 내가 안 왔는데도 출발해버리다니.
선착장나무 의자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무릎을 얼굴에 박고 헤기가 훌쩍 거렸다. 일어나보니 옆자리 허크도 사라져있고 어제 저녁 같이 싼 도시락도 자기껏만 남아있고. 이깟걸로 우냐. 하고 타박한대도 헤기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어린애 답다고 해도 오늘 만큼은 자기빼놓고 소풍가버린 사람들이 밉고 서러웠다. 나도. 나도 가고 싶은데. 나도.

"너 여기서 뭐해??"

누군가 훌쩍이며 울던 헤기의 어깨를 덥썩 잡아 돌렸다. 벌게진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흐릿한 시야가 밝아지자 허크가 고개를 숙여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허.....크....?"
"소풍 간다고 밤에 그렇게 수다떨더니 여기서 뭐하고 있냐?"
"허크......허 어 크...으아앙"
"왜, 그래?!"


애초에 소풍을 갈 생각이 없던 허크는 아침 운동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잘갔나 확인차 선착장에 나와봤다. 어제 밤 늦게 까지 떠들다 잔 녀석이라 새벽 운동가는 길에 깨우긴 뭣해 좀더 재울 심산으로 그냥 나왔다. 지금 쯤이라면 배도 안보일만큼 떠났거니 하고 호숫가를 바라보던 허크눈에 구석에서 쭈그려 앉아 훌쩍이는 헤기가 보였다.

헤기는 허크를 알아보자 마자 울음을 터트리며 안겨왔다. 눈물콧물 다 흘리며 품에안겨 우는 애를 토닥이며 허크가 물었다.

"다들 먼저 갔어요..."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버리고 갈 녀석들은 아닌데......"

허크 말에 헤기도 동의는 한다. 헤기가 제 시간에 안왔다면 누군가 여관문을 두드려서라도 깨워 데리고 와줄 사람들이었으니까. 근데 왜 오늘은 그냥 가버렸을까.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뭐, 나중에 돌아와서 들어보면 알겠지. 이러고 있는다고 떠난 배가 다시 올리도 없고."

허크가 손수건을 배낭에서 꺼내주자 헤기가 킁 하고 코를 풀었다. 맞는말이었다.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깨는 축쳐졌다.
허크가 그 모습을 보다 말했다.

"나랑 둘이 소풍갈래...?"




로체스트 가는길목에 꽃이 많이 폈다더라. 하고 허크가 머리를 긁적였다. 마차도 필요없고 신전에서 위로 좀만 걸으면 꽃밭이니까 자리깔고 점심정도 먹을만한 풍경은 될꺼라며 헤기를 달래주듯 말했다.

마을을 지나 길을 걸으며 혹여나 또 자기를 버리고 갈까 헤기가 허크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몇번 전투에서 위험하니까 떨어지지 말라며 허크가 손을 잡고 이끈적은 있어도 헤기가 먼저 잡은적은 처음 이었다. 평소 허크가 아무리 헤기의 걸음걸이에 맞춘다고 하여도 헤기는 방심하는 순간 뒤쳐져 헥헥 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헤기가 뒤에서 걷는일도 헥헥대는 일도 없었다.

그 동안 수 없이 마차로 빠르게 지나가는 길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니 색 다르게 느껴졌다. 별 다를게 없는 들꽃이지만 색색깔 모여서 바람에 흔들리니 보기좋았다. 숨을 들이 마쉬면 보들거리는 냄새가 감쌌다.
큰 나무 밑에 적당한 자리를 찾았는지 허크가 가져온 돗자리를 펼쳤다. 헤기도 배낭에서 작은 통과 좀 더 큰 통 두개를 꺼냈다. 뚜껑을 열자 샌드위치와 간단한 몇가지 요리가 들어있었는데 헤기가 큰 통을 허크쪽으로 밀며 포크를 건네주었다.
그러나 허크가 먹질 않고 한참 통만 뚫어져라 바라보자 헤기가 참지 못하고 말을 걸었다.

"못 먹는 거라도 있어요...?"

헤기가 아는 한 허크가 가리는 음식은 없었던걸로 아는데. 혹시 소세지가 문어모양이라 싫은건가. 하고 생각할 찰나 허크가 포크로 음식을 푹 찍어 한입에 털어 넣었다. 잔뜩 긴장해 허크의 입만 쳐다보며 침을 삼키는 헤기에게 허크가 한마디를 해주었다.

"맛있어."
"다행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 중에 최고야."
"그, 그정도 까지는."
"아닌데? 모리안 여신이 와서 한입 달라고 해도 안줄만큼 맛있는데?"
"하핫! 그게 뭐에요!!"

헤기의 기분을 풀어주려는듯 허크가 농담을 하자 헤기의 표정이 밝아졌다. 잔뜩 우울해 있는 자신을 위로해주려고 하는게 느껴져 기분이 풀어진 헤기도 그제야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따뜻하고 꽃들도 활짝 펴있고 배도 부르고 바람이 쏴아 하고 간지럽히며 누워있는 허크와 헤기위로 지나갔다.
대충 손에 집히는 걸로 가져온 돗자리가 좁아 허크는 거의 풀밭에 누운 꼴이 었지만.

구름이 솜사탕 같다고 헤기가 말했다.
"솜사탕?"
"네, 설탕을 불에 달궈서 실처럼 만들면 폭신폭신한 과자가 되요. 축제같은곳에서 가끔 파는데 저도 몇번 못 먹어 봤어요. 저 구름이 꼭 솜사탕 처럼 생겼어요."

손을 뻗어 저 몽글몽글한 구름이라고 설명하자 허크가 대뜸.

"내생각엔 토끼꼬리 같은데."

헤기가 그 소리를 듣고 킥킥 대며 웃었다. 규렘린 꼬리 같기도 하고요? 

허크는 옆으로 돌아누워 머리를 괴고 헤기를 내려다 보았다. 옆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헤기의 속눈썹이 햇빛에 반짝였다. 숨을 깊게 들이귀며 눈을 감은 헤기의 눈에 길게 내려온 속눈썹을 응시하던 허크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입을 맞추었다.

"!!"

허크도 헤기도 서로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아니, 아니.....이게....미안. "

허크가 먼저 답지않게 얼굴이 빨개져서 사과를 했다. 긴 팔다리도 허둥대며 휘저었다. 그럴생각은 아니었는데. 아니 미안. 지금 뭔짓을.  

헤기도 덩달아 얼굴이 새빨개져 김을 솟을만큼 달아올랐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헤기가 고민하고 있는데 허크가 자리를 벌떡 일어나더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자리를 접더니 성큼성큼 걸어가는게 아닌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으면 이번에는 키스하고 싶었을 꺼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허크가 도망쳤다. 뒤에서 허둥지둥 짐을 챙기며 쫒아오는 작은 발걸음이 들렸다. 

"허크 형!"
"......."
"허크, 잠깐만.....!"

털썩 하고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헤기가 풀밭에 넘어져 온몸에 잎파리와  풀색을 물들였다.
허크가 서둘러 다가와 일으켜주자 손을 꼭잡고 헤기가 놓지 않았다.

"왜... 저 버리고 가요!" 

또 다시 울것같은 물기어린 말투로 헤기가 물었다. 버리고 간거 아닌데. 나 두고 갔잖아! 아니..... 그게. 키스 까지 해놓고! 변ㅌ...!

헤기의 외침이 허크의 손바닥에 가려 웅웅 거렸다.
허크가 한숨을 쉬고 말하려고 하는걸 이번엔 헤기가 양손을 들어 허크의 입을 막았다. 서로 입을 막은 상태가 되자 허크가 먼저 헤기의 입을 막던 손을 내렸다.

"먼저 말해주세요."
"므어어?"

헤기의 손에 막혀 나오지 않는 허크의 말이 웃긴지 헤기가 웃더니 손을 내려주었다.

"저한테 해줄말이요."
"......."
"어서."

못말린다는 듯이 허크가 고개를 저었다.

"말하면 난 포기 하지 않을꺼고. 두번다시 안무를꺼야. 네가 싫다고 해도 계속 할꺼고 그만 두자고 해도 못해. 그래도?"

헤기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햇살은 너를 비추고 꽃들도 너를 향해 향기를 뿜어내는데 나같은 놈이 이말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하지만 눈앞에 조그만 아이의 눈은 오직 허크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꽃밭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새가 참으로도 안어울리는 허크라는 사람을.
허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주잡은 헤기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좋아해. 헤기."

"저도 좋아해요. 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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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ㅣ이뒤에 야외플을 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허크헤기 핳하하ㄹㄹ쓰고 싶은데 일해야 해서 밍나 바이바이 ㅇㅅ



해야하는데 일이 다 안끝남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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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간지러워요....."

자리를 깔고 위에 걸쳤던 옷도 밑에 깔아 눕혔는데도 날아오는 꽃 잎이 헤기의 맨 살을 간지럽혔다. 허크가 입술로 목선을 따라 가슴까지 내려오며 키스를 하자 헤기가 입을 다물고 잇새로 들뜬 신음을 내뱉었다.
하얗고 작은 몸이 햇살에 비춰져 빛나는 통에 허크가 그 위로 올라타 가렸다. 자신이 만들어낸 자국이 곳곳이 남겨진 헤기가 손을 들어 허크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다시한번 포개진 입술이 이번에는 좀더 깊게 오래 숨이 찰 만큼.

"하아..."

헤기가 숨을 한번에 몰아쉬듯 헐떡였다. 허크가 제아무리 숨을 쉴수 있게 느린 템포로 키스를 한다고 하지만 커다란 혀가 입으로 밀고 들어오면 무용지물 이었다. 딥키스는 마직 힘들다고 생각한 허크가 몇번 더 가볍게 입술을 맞춘 후 헤기의 바지를 벗겼다.

"끝까지는 안할게."

끝까지가 뭐냐고 묻고 싶었으나 헤기는 가만히 있었다. 허크의 손이 살짝 떨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형도 지금 떨려요? 저도 그래요.

아직 낮인 데다가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도 위아래 전부 알몸이 되자 헤기가 몸을 움츠렸다. 그런 헤기의 허리를 감싸고 안아올린 허크가 헤기의 중심을 천천히 쓸어 올리며 잡았다.

"앗...으읏, 하앙"

커다랗고 거친 손가락이 엄지로 귀두를 둥글게 돌리다가 쿡 누르기도 하고 기둥을 천천히 깜싸 쥐기도 하고 빠르게 위아래로 흔들기도 했다.

"읍, 아읏, 아! 허크...!"

몇번 쥐고 흔들며 동시에 키스해주자 금방 허크의 손안에서 사정한 헤기가 부끄러운지 허크어깨에 고개를 박았다.
그 상태로 바지를 푼 허크에게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엉덩이에 닿는 미끌거리는 물건에 헤기가 고개를 들고 허크를 쳐다보았다. 허크는 큼큼 거리며 고개를 피하며 안아든 헤기의 자세를 앞으로 끌어당기고 자신의 것과 헤기의 것을 동시에 쥐었다.

"윽...."
"앗.."

자신의 것 외에 남의 것과 비벼지는 쾌감이 상상이상이라 헤기가 허벅지를 부르르 떨며 허크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방금 사정한 성기끝에서 또다시 액이 줄줄 나오고 있었다. 허크또한 숨을 고르고 헤기의 목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잠시동안 멈추는가 싶더니 허크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맞 닿기도 전에 잔뜩 젖은 허크가 닿자 헤기의 것에서 미끌거리며 액이 줄줄 새어 나왔다.

"아흑!, 웅응.. 읏, 아!"

별다른 특별한 행동없이 그저 사로의 것을 마주잡고 비비는데 눈앞에서 별이 보였다. 너무 느껴서 죽으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이 들면 눈앞에 허크가 키스를 해주고 빠르게 흔들다가도 또 가만히 잡고 있기만 해주면서 따뜻한 허크의 것과 손바닥의 열기가 동시에 헤기를 감쌌다.

"...하아...헤기..읏"
"으 읍ㅇ! 허...크!  아 앗....! 아!"


둘의 성기를 마주잡은 허크의 손등위로 하얀액이 뿜어져 나오며 흘러내렸다. 몇은 헤기의 배위에 몇은 허크의 옷위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축 쳐진 헤기가 허크의 품으로 쓰러졌다.  무릎을 꿇고 있을 힘도 없는지 허크의 다리위에 완전히 앉아 허크가 움찔거리며 낮게 신음을 내뱉었다. 
마치 표범이 그르렁 거리는 울림이 들리자 헤기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물론 허크가 귀를 잘근잘근 씹어서 라는 이유가 더 컸다.
이대로 두다가는 온몸이 침범벅이 될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헤기가 몸을 떼자 허크가 다시 얼굴을 들이밀고 헤기몸을 쪽쪽 소리가 나게 빨았다.

더 하고싶다.
허크가 풍기는 의도는 명백했다. 하지만 허크는 더 하고 싶다거나 집에가자고 말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헤기를 꼭 안고 온몸에 영역표시를 하듯 자국을 남길뿐.

"우리 이제 집에가요."
"그래."


자신이 한다고 해도 한사코 만류하고 직접 옷을 입히고 단추도 끝까지 꼭꼭 채워준 허크가 먼저 헤기손을 끌어 당기듯 꼭 잡았다. 돌아오는길에도 꽃은 아름다웠고 날씨는 좋았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었고 솜사탕 같은 구름도 흘러갔다. 
손도 꼭 잡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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