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가 센티넬도 없이 이런 곳에 혼자 다니다니. 네 센티넬은 어디 있지?”

 

남자의 거침없는 말에 분한 마음이 들었다.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신을 가이드라 생각하는 것도 괘씸하고 계속 일어나려는 자신을 힘으로 눌러 앉히며 생글생글 웃는것도 짜증이 났다.

 

“.....!!”

 

헤기는 주먹을 쥐고 소리치려다 멈췄다. 남자는 헤기가 분에 겨워 조그마한 주먹을 쥐고 떨고 있는 모양새를 지켜보았다. 뭐가 그렇게 화가 나 벌게질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는지 화를 내고 있다기보다 울상이라는 쪽이 맞는 표현인 듯 했다. 헤기의 그런 모습이 퍽이나 귀여워 보여 남자는 기분 좋게 다음 말을 기다려 주었다. 물론 그 좋은 기분은 헤기가 내뱉은 말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지만.

 

난 센...!”

 

센티넬이다? 그런 농담은 재미없어. 꼬맹아. 네가 가이드가 아니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었어.”

 

남자는 헤기의 말을 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얼굴을 마주 본 상태에서 그리 말하는 돌변한 남자의 태도에 헤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일반인이 반란군 기지 근처 오염된 숲으로 들어올 리가 없잖아. 평소에도 시덥지 않은 왕국놈 들이 산 주위를 어슬렁거리기는 하는데 너처럼 혼자 다니는 놈은 없단 말이야. 네 말대로 네가 센티넬이면 가이드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것도 안보이고. 매복해 있다고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가이드가 필요 없는 센티넬이 존재할 수 있냐? , 아예 네가 가이드 인걸 모르는 거냐 설마? 그렇다면 날 따라오면 다 설명 해줄테니까. 그리고 아까 키스로......”

 

남자는 잠시 말을 줄이더니 다시 황급히 말을 이었다.

 

암튼, 센티넬이 없다는 건 주인 없는 가이드란 소리 같은데. 내가 가져도 되겠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 헤기를 몸에 두르고 있던 로프를 이용해 포박한 남자는 그대로 헤기를 들쳐 매고 일어났다. 소리를 떽떽 지르는 헤기의 입에 시끄럽다며 헤기가 가져온 가방 안에 들어있던 손수건을 쑤셔 넣고 그대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막무가내로 자신을 가이드라고 단정 지은 남자는 숲을 거침없이 달리고 나무사이사이를 뛰어 다녔다. 마치 원래 센티넬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헤기를 놀릴 정도로.

남자의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려 얼굴이 사정없이 남자의 등에 처박히는 헤기는 죽을 맛이었다. 입이 손수건으로 틀어 막혀 침이 줄줄 나오고 말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남자 때문에 머리가 울렸다. 허벅지에서 손목까지 포박된 로프가 몸에 쓸려 아파 눈물이 났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헤기의 상태를 몰랐고 남자가 달리기를 멈출 즈음엔 헤기는 거의 기절 직전이었다.

그나마 헤기가 기절하기 전에 도착했는지 헤기는 정신없는 와중에 그가 반란군 기지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 소리가 들리고 희미하게 불빛이 보였기 때문이다.

 

 

반란군 기지는 절벽 사이사이 교묘하게 가려진 곳이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절벽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 많은 건물들이 숨어 있었다. 입구라고도 할 것이 없이 산 정상에서 절벽으로 뛰어 내려 다가올 수 있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센티넬이니 무식하다면 무식한 방식이지만 또 이만한 좋은 방법도 없었다.

남자가 기지로 들어오자 그를 알아본 몇몇 사람들이 인사를 하며 다가오다 남자가 이고 있는 헤기를 보고 물었다.

 

허크, 등에 그건 뭐야?”

 

새로운 식량.”

 

호오?“

 

건들지 마라, 리시타. 죽여 버린다.“

 

허크라 불린 남자는 헤기가 힘껏 몸부림을 쳐도 별 무리 없이 성큼성큼 걸어 제일 안쪽에 위치한 건물로 들어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다른 무리들이 허크가 가지고 온 짐 덩이 헤기를 궁금해 했고 허크는 그럴 때마다 자기꺼 라고 화를 냈다.

 

 

침대에 던지듯 헤기를 눕힌 허크는 땀에 젖은 상의와 하의를 대충 던져 벗었다. 연신 꼬물거리며 일어나려는 헤기에게 다가가 어깨를 누르고 포박했던 로프를 맨손으로 찢어 풀었다.

잔뜩 긴장 되있던 몸이 자유로워지자 헤기는 벌떡 일어나려 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아 픽 하고 쓰러졌다. 그런 헤기의 양손을 잡아 올리고 위에 올라 탄 허크가 말했다.

 

지금 와서 말하는 건데, 너도 알겠지만 여기 들어온 이상 못 나가.”

 

자신의 말을 들은 헤기가 놀라 두 눈이 동그래지자 허크는 그 모양새가 좀 귀엽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가이드라는 걸 모른다면 일반인 중에 아직 각성을 안 한 상태에 가이드 이니 땡잡은 것이고 어짜피 왕국군 가이드라고 쳐도 별 힘도 없는 거 한명 뺏었다고 그들이 찾으려 들진 않을 것이다. 희귀한 센티넬보단 많은게 가이드니까. 이정도 외모의 가이드는 드물겠지만.

허크는 자신이 별 생각을 다 한다며 헤기의 입에 넣어둔 손수건을 빼주었다. 이미 침 범벅이 된 손수건을 침대 밑으로 던져버린 후 방심하고 있던 헤기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혀를 넣어 입을 벌리고 닫지 못하게 살살 입천장을 긁으며 도망치는 헤기의 혀를 자신의 혀로 눌렀다. 키스가 서툰지 숨을 내쉬지 못해 내뱉는 헤기의 가냘픈 신음소리가 입새로 흘러 나왔다.

 

..................흣 흡

 

쉼 없이 키스를 하며 어느새 커다란 손으로 헤기의 상의를 걷어 올린 허크는 드러난 뽀얀 피부에 잠시 감탄했다. 이거 완전 도련님이군.

허크의 거친 손바닥이 헤기의 부드러운 가슴을 쓸고 지나가며 유두를 건드리자 헤기가 허리를 튕기며 움찔거렸다. 그 반응에 자극이 된 허크가 한쪽 유두를 손가락으로 뱅글 뱅글 돌렸다가 꾹 하고 눌러 잡아 비틀자 허크와 겹쳐진 입새로 덜컥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났다. 작은 자극에도 지나치게 반응하는 헤기를 허크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가이드면서 이런거에 익숙하지 않다니 설마.

 

...... 처음이냐?”

 

...이거 놔요!!”

 

설마설마 했더니 이거 완전 어디 신주단지 모시듯 하던 도련님을 데려온 듯해 허크는 잠시 멈칫했다. 시발 귀족 가문 중에 가이드집안이 있었나? 서쪽지방에 하나 중앙에 하나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집안은 전부 금발머리가 특징이었단 말이지. 허크는 땀에 젖은 헤기의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물었다.

 

너 이름이 뭐야.”

 

그리고 한 쪽은 이름이 뭔 림스키무스같이 길었단 말이야. 야 꼬맹아 귀족 건드리면 골치 아파지니까 빨리 대답해.

 

빨리.”

 

“......헤기.....”

 

허크가 귀를 잘근잘근 씹으며 대답을 재촉하자 헤기는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러자 잘했다고 칭찬 해주듯이 허크는 혀로 헤기의 귀를 핥아 주었다. 그리고 귓가에 헤기....헤기...라고 속삭여 주며 귓불을 입안에 넣어 빨았다가 혀로 살짝 건드리고 그대로 턱을 타고 내려와 목을 잘근잘근 씹었다. 송곳니를 박아 돌려 깊게 새겨 자국이 남게 씹었더니 헤기가 비명을 질렀다.

 

아앗..!”

 

헤기는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아파서 허크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힘을 주었으나 거대한 허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물며 그는 지금도 온몸이 쩌릿쩌릿하게 아파올 정도로 강한 센티넬이 아닌가. 자신이 무슨 수로 이 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 헤기는 암담해져 눈앞이 붉어왔다.

 

허크가 어느새 헤기의 바지를 벗겨 헤기의 중심을 잡아 올리자 헤기는 눈물이 났다. 허크가 쉬이 착하지...하며 헤기를 달랬으나 헤기는 서럽고 느끼는 자신이 한심해 그냥 눈물을 뚝뚝 흘렸다. 허크의 큰 손이 헤기의 중심을 쓸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자 헤기는 정신이 없어졌다.

 

귀족은 항상 자신의 이름에 긍지를 가지고 살아 가야한다고 그랬지. 가문의 이름에 개인이 해를 입히면 안 된다고. 언제나 마음가짐 몸가짐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그러니 함부로 가문의 이름을 밝혀선 안 된다고. 하지만.

 

.. ... 이름은...하아앗........헤기....”

 

그래...헤기...”

 

응읏............”

 

 

“!!!!”

 

남자의 행동이 멈출 수 있다면 그런 거 지금 따질 때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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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존재 가치가 사라진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작은 간단했다. 케르 가문의 고지식한 늙은이들이 오랜 염원을 실현에 옮긴 것이다.

센티넬과 센티넬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를 만들어 다른 가문 그 누구보다 강한 센티넬을 탄생 해 내겠다는 그들의 소망은 시작과 동시에 좌절 되는 듯 했다.

센티넬들 끼리는 어떤 짓을 해도 아기가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문에서 제일 뛰어나다는 센티넬 몇 명에게서 유전자를 쥐어짜다시피 뽑아내 겨우 수정을 시켜도 유산되기 수백 번.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에 모두가 포기할 쯤 기적이 일어나는 듯 했다.

헤기가 태어 난 것이다.

 

 

아주 잠시 동안 가문은 곡식창고까지 열어 영지 전체에 축제를 벌일 만큼 기쁨에 들 떠 있었다. 드디어 바라던 힘을 얻고 더 나아가 케르 가문이 왕국을 다스리게 될 것이라는 깊은 속마음을 쟁취 하는 듯했으나 이 모든 것은 그들이 헤기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던 찰나의 기쁨이었다.

 

가문에서 가장 신체능력이 뛰어나다는 아버지와 마법능력이 뛰어난 어머니를 지닌 헤기는,

그 누구보다 강해야 하는 헤기는,

그 누구보다 약했다.

그것이 헤기가 태어난 존재가치를 잃은 이유이다.

 

 

가문은 혼란에 빠졌다. 그들이 맹신했던 알고리즘이 통째로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센티넬끼리의 아이가 무조껀 강해야 한다는 법이 있었던가? 애초에 왜 센티넬들 끼리의 아이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우리가 잘못 생각했단 말인가? 이 케르 가문이!

그들은 탁자에 앉아 서로를 보며 음성을 높혔다. 그들은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 그래서 그 모든 분노와 질타와 책임을 사악한 어른들은 헤기에게 돌렸다.

잘못 태어난 거다. 저 아이가 잘못이다. 제대로 된 아이였다면 지금쯤 왕족에 버금가는 케르가문의 새로운 혈통이 생겨났을 것이다. 저 아이는 애초에 반 푼이 병신인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합리화를 하며 또 다시 강력한 센티넬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재개했고 헤기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왕국 센티넬 사관학교 제 2사단 장교 아이단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의자에 앉아있는 그 의 앞에 경직 된 자세로 서 있는 헤기 때문이었다. 그는 올해 18살로 그 유명하신 케르 가문에서 태어난 센티넬 이었다. 왕국에서 날고 긴다는 센티넬을 수 없이 배출해낸 명문가에서 연구 끝에 18년 전, 센티넬과 센티넬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아이의 탄생 소식을 들었을 때 아이단은 그 아이가 두려웠었다. 강하면 강할수록 통제가 힘들어 지고 폭주조차 어마어마한 센티넬을 지니게 될 케르 가문이 어떻게 나올지 뻔했으니까.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배신하고 헤기는 가이드조차 필요 없을 만큼 약한 센티넬 이었다. 그는 힘이 너무 약해 보통 또래들이 15살 전 후로 겪는 폭주조차 단 한 번도 겪지 못했다.

보통 사람보다 아주 약간 힘이 쎄고 치유마법을 좀 다룰 수 있다는 것 말곤 성벽을 맨몸으로 기어오르고 언덕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다른 센티넬과 비교 했을 때 그는 한없이 약했다.

 

지금 헤기가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이유는 빌어먹을 그 케르 가문 노친네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또다시 아이를 만드는 연구를 계속 했으나 불행인지 행운인지 18년이 지난 지금 유일한 성공사례는 헤기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헤기를 내 칠 수 없었고 방향을 바꿔 헤기에게 잠재되어있는 그 어떠한 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가문의 힘으로 학생들의 능력으로 분배되는 사관학교 임무 중 최 상위 급 임무만 헤기에게 내려주며 수행하라 지시하는 것이다. 당연히 헤기는 임무를 번번이 실패하며 항상 거의 죽을 정도의 부상을 입으며 돌아오곤 했다.

오늘도 헤기에게 임무를 알려줘야 하는 아이단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 일은......

 

언제까지 서 있어야 합니까? 빨리 임무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단 장교님.”

 

저를 평소보다 한참이나 세운 탓인지 헤기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 아 미안하군. 이번일은 주위사항이 많아 잠깐 생각을 하고 있었네.”

 

헤기는 아이단의 말에 짐짓 주춤 했지만 곧바로 자세를 바로 잡아 섰다. 아이단은 임무가 적힌 몇 장의 종이와 함께 몇 가지 주위 사항을 알려주었다.

 

그 지역은 오염지역이라 일반 사람은 다가가지 않은 곳이지. 하지만 반란군이 주둔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자칫 잘못하면 반란군 손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조심히 다녀오게.”

 

헤기가 경례를 하며 문을 닫고 사라지자 아이단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그 자를 만나진 않겠지......”

 

 

 

 

 

......”

 

오염된 지역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일반 사람과 신체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헤기에게 조금 독한 것이었다. 자기 딴엔 집안서고까지 뒤져서 만만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이리 독할 줄 알았다면 마스크나 몇 개 더 집어올걸 그랬다.

보기엔 하얀 꽃이 즐비하게 늘어선 아름다운 공간인데 발이 땅에 닿자마자 꽃들이 새까맣게 변하며 독을 뿜어 낸다. 헤기는 미리 준비해둔 포션을 마시고 실드마법을 이용해 최대한 꽃을 밟지 않으며 산을 올랐다.

 

임무는 산 중턱에 자리한 절벽에서 자라는 꽃을 구해 오는 것이다. 이런 오염 된 땅에서도 제대로 된 생물이 자라나는 건지 그 꽃은 언 뜻 보면 이 꽃들처럼 새하얗지만 밟아도 변하지 않고 아름답게 빛난다고 한다. 그래서 쉽게 찾을 수 없어 한 송이 가격이 거의 성 한 채 값이었다. 그런 비싼 꽃을 어디에 쓰냐 하니 귀한 약재로 쓴다고 하는데 자세한건 헤기도 잘 몰랐다.

 

“.............. 왔나..?”

 

포션을 마시며 왔어도 계속되는 실드마법에 체력을 많이 소진한 헤기는 무릎이 후들거리는 것을 느끼며 숨을 돌렸다.

임무가 있는 전 날조차 가문은 헤기를 편하게 쉬게 해주지 않는다. 헤기는 케르 가문의 유일한 실험체이자 작품으로 그들은 헤기의 피를 뽑고 살을 떼어가며 아주 고통스러운 약을 주입하기도 했다. 어제 피를 뽑힌 왼 팔의 피멍이 욱신거렸다.

 

어디보자 절벽을 오르려면 가져온 장비를 꺼내야.....”

 

[!!!!!]

 

“!!”

 

가방을 열어 절벽을 오를 장비를 꺼내던 와중 멀리서 들린 광음이 숲속을 울려 퍼졌다. 사람과 동물이 일체 살지 않으니 저런 소리가 들릴 리 만무했다. 긴장한 헤기의 머릿 속에서 갑자기 스쳐 지나간 아이단 장교의 말이 떠올랐다.

 

반란군 기지....”

 

산 정상은 오염되지 않아 사람과 동물이 살 수 있었고 그 곳에 반란군들이 기지를 세웠다. 오염 된 지역을 지나야만 도달 할 수 있는 지형 덕에 왕국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헤기는 빨리 꽃을 찾아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몸에 밧줄을 묶고 갈고리를 힘껏 던져 절벽 중간쯤에 고정 시켰다. 몇 번 제자리에서 콩콩 뜀박질을 해본 헤기는 절벽을 타기 시작했다.

 

 

절벽에도 드문드문 꽃들이 나있었는데 찾는 꽃을 알아낼 별 다른 방법이 없으니 헤기는 장갑을 끼고 꽃들을 하나하나 건드려 보기 시작했다.

이건 아냐. 이것도 아냐. , . 이건 왜 이렇게 냄새가 나?

헤기가 절벽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꽃 들을 만지던 중 또다시 광음이 조금 전보다 더 크게 들렸다.

 

[콰광!!!!!!]

 

바로 앞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 같은 지진과 굉음에 절벽에 갈고리 하나로 매달려 있던 헤기는 휘청 했다. 절벽의 돌무더기 들이 땅이 울림과 동시에 부스스 떨어져 내리며 헤기의 얼굴을 스쳤다. 헤기는 짐짓 위험할 수 도 있을 것 같아 밑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절벽에서 몸을 떼 도약을 한 때였다.

 

[쿠과아아앙!!!!!!!!!!!!!]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헤기가 매달려 있던 절벽이 무너진 것은.

 

 

 

 

 

 

온몸이 죄어오는 압박감에 눈을 감고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던 헤기는 살며시 눈을 떴다. 예상대로라면 미처 무너지는 바위들을 피하지 못한 자신은 깔려 오징어포가 되어 죽었거나 치명상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느껴지는 이 촉감은 거대한 무언가가 자신을 감싸 안고 있는 것이었다. 눈을 떠도 주위가 캄캄해 헤기는 자신이 죽었나 생각했지만 곧 자신을 감싸 안은 존재가 둘러 쌓여있던 바위들을 밀어내 햇빛이 들어오자 사태를 파악 할 수 있었다.

헤기의 서 너 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남자가 헤기를 안고 무너지는 절벽 밑에서 버틴 것이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깔려 죽었을 그 바위들을 맨몸으로 막아 낸 그의 가슴에 헤기가 얼굴을 박고 있었다. 남자는 한손으로 헤기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바위들을 치웠다. 남자는 곧 헤기를 평평한 곳에 내려놓고 물었다.

 

꼬맹아, 괜찮냐?”

 

헤기는 남자의 물음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 거렸다. 남자는 헤기가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보고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눈에서 붉은 빛이 돌았다. 눈 색도 붉은 빛이었지만 정말 안광이 붉게 나며 나선을 그었다. 몸에서 열이 나는지 소매를 걷은 남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씩씩대며 말했다.

 

시발!!!!!!!!!!!! 거의 다 잡았는데...!!”

 

남자는 분한지 절벽 위를 쳐다보며 화를 냈다. 헤기가 의아해 하며 절벽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곳에는 새하얀 염소가 한 마리 서 있었다. 남자가 그 염소를 보고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자 염소는 순식간에 산 위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남자는 염소가 사라진 방향으로 욕을 한참 하더니 그래도 화가 안 풀리는지 애꿎은 바위를 등에 매고 있는 대검으로 박살내기 시작했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바베큐로 만들어준다.”

헤기는 가만히 앉아서 남자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는 헤기에게서 등을 돌려 등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센티넬 이라는 걸 뿜어져 나오는 힘만으로 알 수 있었다. 남자의 폭발 할 것 같은 감정에 일렁이듯 힘도 같이 쏟아져 나와 피부가 다 따끔 거렸다.

 

아 시발 배고파. 짜증난다.”

남자는 곧 눈에서 폭발적인 불빛이 나옴과 동시에 대검을 잡고 있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깨닫고 헤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헤기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잠시 빌린다.”

 

무슨 뜻이냐며 헤기가 물을 새도 없이 남자는 헤기의 턱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당황한 헤기가 고개를 틀며 벗어나려하자 남자는 한손으로 헤기의 허리를 쓸어 끌어 당겨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 입을 열지 않으려 저항하는 헤기의 양 볼을 눌러 억지로 벌린 뒤 자신의 입술로 열리게 만들었다. 헤기의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과는 다르게 남자의 입술은 거칠고 메말랐다. 별다른 자극이 없던 입안을 남자가 훑고 지나 갈 때마다 헤기는 움찔 거리며 신음을 토해냈다.

 

...............

 

헤기가 숨을 내쉬려고 하면 그것조차 먹어버리려는 듯이 다시 입술을 눌러버리는 남자 때문에 헤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손으로 아무리 남자를 밀어 내려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몸 때문에 오히려 점점 더 안기는 꼴이 되었다.

 

“...........제발...긋 그.........”

 

잠깐 남자가 입술을 뗄 때마다 헤기는 한마디씩 내뱉었다. 그 뒤로도 한참을 입을 맞춘 남자는 결국 헤기가 눈물을 흘리자 키스를 멈추었다.

 

야야, 왜 그래...”

 

남자는 당황한 듯 헤기의 눈에서 맺혔다가 떨어지는 눈물을 헤기의 머리만한 손으로 조심스레 닦아 주었다.

 

당신이야 말로 왜 이러는 거 에요?”

 

헤기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묻자 남자는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표정을 구겼다. 헤기가 우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과 똑같아 헤기는 남자가 더 미워지기 시작했다.

 

뭐 라는 거야? 넌 네가 뭔지도 모르냐?”

 

모르다니 무슨 소리인거지. 헤기가 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남자의 품 안에서 벗어나려 하자 남자는 헤기의 행동을 저지하며 끝 까지 자신의 무릎위에 앉혀 놓으며 말했다.

 

 

가이드 꼬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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