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풀었던 배우 썰 정리본





 

안녕하세요! 헤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촬영장에 생기가 돌았다. 헤기가 첫 촬영 날 음료수를 사들고 스탭들에게 하나하나 인사하면서 나눠주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정도의 아이돌인 헤기는 이번 영화에서 주인공의 동생역을 맡았다. 헤기가 음료수를 거의 다 돌릴 때 쯔음 주인공역을 맡은 허크가 막 촬영장에 도착했다. 그는 영화제대상을 받은 작품의 주연도 몇 개하고 젊은 나이에 연기대상도 받을 정도로 성공한 배우였다. 한 가지 흠 아닌 흠이라면.

 

안녕하세요, 선배님!”

내가 왜 니 선배냐? 가수도 아닌데.”

 

 

성격이 개 같다는 것이었다.

 

그는 아이돌들을 싫어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돌 주제에 연기한다고 깝치는 놈들을 싫어했다. 립싱크 노래나 부르고 춤 좀 추다가 유명세 타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쉬운 역할 한 두개 하고 연기도 좆도 못하는 새끼들이. 누구는 그 역할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데 말이다.

 

허크는 그런 의미에서 헤기를 싫어했다. 어짜피 제작사에서 홍보 차원에서 껴 넣은 아이돌이었다. 연기를 할 때는 헤기가 친동생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카메라가 꺼지자마자 대놓고 무시하고 촬영이 끝나면 그대로 집에 휑하니 가버리는 것이었다.

 

헤기는 그런 허크의 태도에 뭐 아무렴 어때 하며 괜찮다고 생각했다. 육체적으로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헤기네 팬클럽에서 밥차 조공이 온 날 헤기가 허크한테 드시라고 밥을 가져다 주자 그 식판을 고의는 실수든 뒤엎은 허크 때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시발.”

너 방금 뭐랬냐.”

뭔 상관이에요? 내 선배도 아니시잖아요?”

, 이 새끼가

저 무시하고 그러는건 괜찮은데 주위에 피해는 안 주셔야죠. 당신 배우 아니에요? 나 같은 아이돌이 영화 하는거 존나 싫어하는? 맞아요. 나 노래 부르고 춤추다가 연기 그거 좀 몇 번 해봤다고 당신이랑 영화 찍는거에요. 근데 나도 당신이랑 영화 찍기 싫어요. 피차일반이니 밥 드시죠. 허크 배우님?”

 

구석에서 단둘이 조용하게 대화하느라 아무도 헤기 말을 듣지 못했다. 허크는 엎어진 식판을 들고 돌아가는 헤기의 뒷모습을 노려보기만 했다.

 

 

바로 식사 후 촬영 씬이 하필이면 형에게 애교 부리는 헤기의 모습이었다. 약간의 걱정을 하던 허크의 생각과는 다르게 언제 그랬냐는 듯 허크에게 앵겨서 애교 부리는 연기를 해내는 헤기를 보고 허크는 혀를 찼다. 저 개새끼 연기하나는 잘하네.

 

그 일이 있던 다음부터 허크는 대놓고 헤기를 무시는 안하고 그저 멀리서 지켜보면서 헤기를 관찰했다.

헤기 또한 자기 딴에는 허크가 꼰질러서 영화 잘릴 줄 알았는데 허크가 아무 말도 안하자 의문이 들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그저 욱하는 성격을 고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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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기가 강물에 빠지는 씬이 있었던 날이었다. 날이 추워 촬영을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상대 배우가 자꾸 엔지를 내서 헤기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차가운 강물에 몇 시간을 빠져있자 입술은 새파랗게 변하고 온몸은 덜덜 떨렸다. 이제 더 이상은 못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쯔음 그만 오른쪽 발에 쥐가 나서 진짜 물에 빠지게 되었다. 헤기는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발에 놀라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 조그마한 차이로 강 바닥이 헤기의 발에 닿지 않게 되고 헤기는 연신 살려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때마침 카메라가 돌아가고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 모습이 연기인줄 알았다.

단 한사람을 빼고.

 

 

허크가 강물에 뛰어 들었다. 그 큰 덩치로 빠르게 헤기를 건져 올린 허크는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면서 엠뷸런스를 부르라고 했다. 헤기는 정신을 잃은 상태고 촬영장은 난리가 났다. 허크는 헤기가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헤기는 곧 물을 뱉으며 숨을 쉬었다.

 

 

곧 헤기는 병원으로 이송 되었다. 영화 촬영은 중단되고 다행히 헤기는 병원으로 옮겨진 후 정신을 차렸다. 헤기는 병문안 온 다른 스탭들이 말하길 허크가 구해줬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 선물로 온 귤을 먹다 사례가 들렸다.

주위 사람들이 한번 씩 병문안을 오고 썰물 빠지듯 조용한 늦은 저녁. 모자를 꾹 눌러쓰고 조용하게 병실을 찾은 허크를 보고 헤기가 웃었다. 허크는 그 모양새가 맘에 안 드는지 심드렁하게 말했다.

 

멍청한 새끼. 좀 쉬다가 하자고 할 법도 한데 물이 춥지도 않았냐?”

제가 당신처럼 잘나는 배우에요? 감독님이 까라면 까야지

병신.”

 

헤기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허크를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강아지마냥 낑낑대는 모양새에 허크가 물었다.

 

?”

“ ....아니.....”

말을 해.”

 

헤기는 작게 아..진짜....하고 중얼거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고맙다고요.”

그럼 앞에서 사람 죽어가는데 안 살리냐?”

전에 제가 무례하게 굴었는데도 별말 없으시고.......

그건 나도 잘못했으니까.”

 

허크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툭하고 내뱉었다. 헤기는 괜히 멋쩍어 머리를 긁적이다 손바닥을 치곤 허크에게 물었다.

 

근데 어떻게 안거에요? 진짜 물에 빠진거 라는거?”

니가 연기를 안하고 있잖아.”

???”

 

헤기는 허크의 말이 이해가 안가서 물었고 허크는 아차 싶어서 입을 다물었다

 

제가 연기를 하는지 안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시발...”

??”

 

헤기는 진짜 궁금해서 물었고 허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했다. 웬지모르지만 얼굴이 빨개진 허크는 성질을 내더니 괜찮아 보인다며 이만 가보겠다고 병실문을 열고 사라져버렸다. 헤기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

이주일이 지나고 헤기가 퇴원을 하자 영화사에서는 허크의 히어로적인 모습을 언플하며 영화 홍보를 했다. 허크는 별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지랄했다. 그 이후 촬영장에서 헤기와 허크가 붙어있는 걸 자주 볼 수 있었다.

 

저 이번 촬영 끝나면 콘서트 투어하고 신곡 나와요.”

영화 크랭크인이랑 겹치겠군. 소속사 머리한번 좋은걸.”

그쵸? 그때쯤에 홍보한답시고 저희 예능에 나갈 것 같지 않아요?”

너 랑 나??”

아니에요?”

 

허크는 그게 무슨 뜽 금 없는 소리냐는 듯이 놀라 물었고, 곧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난 예능은 안 나가.”

저도 안 나가고 싶네요.”

그럼 안 나가면 되잖아.”

그러고 싶지만....”

 

헤기가 말을 줄였다. 내가 어디 허크 당신처럼 시나리오도 골라서 하고 하고 싶은거 하기 싫은거 선택 할 수 있는 위치인가. 괜히 심술궂은 마음에 헤기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 모습을 본 허크가 손가락으로 헤기의 입술을 잡아 늘렸고 헤기는 아프다며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허크와 헤기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있었다. 초반에는 말도 못 걸게하고 식판도 엎어 버렸는데 말이지. 물론 지금도 헤기가 먼저 말을 걸면 허크가 대충 골라서 답해주는 정도지만 장족의 발전이라고 헤기는 생각했다.

 

 

헤기는 알까 모르겠는데 그런 헤기조차 허크는 계속 관찰하고 있었다.

촬영 마지막 날 까지. 계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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