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크는 좀비로 세상이 망할 때 하릴없이 누워있었다.
 감옥은 티비도 없고 바깥세상 소식이야 감독관 뒷주머니에 담배나 끼워주는 놈들이나 알았으니  몸이 근질근질하면 체력단련실에서 아령이나 들었다 놨다 할것이고 자유시간에 나가서 족구나 한판 뛰는게 다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교도소는 세상과 단절된 요새였고 안에서 밥을 축내는 놈들도 기껏해야 담배나 약이나 처했지 감염이라는 소위 좀비바이러스를 외출해서 걸려 올정도로 성실한 모범수도 없었다.
 그래서 허크는 바깥이 혼란으로 인해 감옥의 벽이 무너져 내릴때 까지 살아남았다.

 김 빠진 콜라처럼  독기 빠진채 얌전히 형을 살던 허크는 벽이 무너진 순간 감옥은 더 이상 안전 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을 잔뜩 한것같은 놈들이 피를 흘리며 교도소 안으로 들어와 옆방 돼지새끼의 목을 물었을때 비로소 대가리가 돌아간 범죄자들은 앞다투어 밖으로 도망갔다. 어짜피 세상은 멸망했고 그들이 도망쳤다한들 잡을 경찰도 군도 없었으니까.

 사회적 질서와 법규가 무의미해진 세상에서 풀려난 범죄자들은 좀비들과 한데 어우려져 같이 청소 당하던가 좀비에게 죽던가 총과 무기를 약탈해서 그들의 카르텔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허크에게 무의미했다.





 "해야 할일이 있으니까."


 세상 다 산 표정으로 겨우 허크 반절밖에 안오는 꼬맹이가 말했다.
 허크가 아무리 망한 세상에 관심이 없어도 들리는 말이 많으니 알수밖에 없었다. 이 망한 세상에서도 낙원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추악하게 변하기 전에도 썩었던 세상은 그 낙원조차 돈이 있어야 했고 허크 같은 놈들은 세상이 망해도 밑바닥 이었으므로 별로 변한게 없었다. 우습게도.


 "그 빌어먹을 썩은 시궁창도 들어가고 싶어하는 놈들이 널렸는데. 역시 어디 도련님이라도 되나봐. 생각하는 근본 자체가 다르네."

 "이해해달라고 말한거 아니에요."


 어딘지모르게 화가 난 허크가 비꼬자 헤기가 도리어 입술을 잘끈 씹으며 대답했다.


 "다만.....여기서라면 좀비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라고...."



 없앨 수 있다?
 세상을 멸망하게 만든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쯤은 허크도 익히 들어 알았다. 길거리를 전전하던 몇 달간 살아남은 놈들에게서 허크가 감옥에 있을동안 벌어진 바깥세상에 대해 귀가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뒈졌지만 살아남은 나 자신'을 자랑하는 일 밖에 안남은 녀석들이 길거리에 널렸으니까.

 세상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어찌 해낼 수 있다 희망을 가지는거지? 허크는 헤기가 흥미로웠고 또 화가났다. 그럼 저 벙커로 꼬리 자르고 도망한 졸렬한 놈들은 없앨 수 있는 바이러스 가지고 벌벌 떨었단 말인가. 아니 애초에 없앨 수 있었다면 세상이 이렇게 망하진 않았을 텐데. 무슨 근거로 자신하는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일까 싶어서.



 우연히 헤기를 구해주고 보답으로(?) 잠시 지낼곳을 얻은 허크는 자기를 귀찮게 굴것이란 헤기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만히 쇼파에 누워 천장에 있는 무늬를 세었다.

칼날무늬 한 개.. 칼날 무늬 두 개... 칼날 무늬 세 개....칼날 무늬 네 개.....칼날 무늬 다섯 개......

 아, 시발 지루해.
 감옥에서도 할게 없었지만 밖에 나오니 더 할게 없었다. 이 집주인 헤기는 뭔가 말을 걸면 자꾸 울것처럼 굴어서 살면서 지금까지 허크가 해온 일중에서 제일 재밌었다. 또 뭐라고 울컥거리려나 싶어 지하실로 내려가는 뒷통수를 힐끔보았다.
'뒤에서 말걸면 기겁을 하고 울겠지.'
거대한 몸집에 안어울리게 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간 허크는 불도 다 키지 않은 지하실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보았다.


 지하실을 가득매운 커다란 책상위에는 허크는 이름도 모르는 과학도구들이 즐비해있었다.
 벽면에는 이상한 기계들이 가득세워져 있었다. 어둡고 정리가 잘 되지 않은것만 빼면 무슨 실험실.연구실 처럼 되어있는 모양새에 허크가 의문을 품을 찰나 책상의자에 앉아 무언가 하던 헤기의 팔뚝이 언뜻 보였다.
 붉고 금방이라도 생긴것처럼 피가 뭍어나오는 상처가 있었다. 허크는 저 상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새 깨닫고 눈을 깜빡였다.
어두워 잘못 본것이라 믿고 싶었으나 헤기 팔의 상처는 분명.... 


좀비에게 물린 상처였다.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니건만 언제나 채혈을 할때 손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에일이 직접 손을 마주잡고 가르쳐줬지만 헤기는 아직도 자신의 혈관을 스스로 찌르는 것이 두려웠다. 이번 혈청은 부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영양가 좋은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피를 많이 뽑을 수도 없었다. 이런 외딴 곳에서 혼자 쓰러져봐야 도와 줄 사람도 당장 없으니 언제나 대비를 해줘야한다.
 잠시 어지러운 빈혈기가 돌아 헤기가 왼팔을 들어 이마를 짖눌렀다.

 왜 벙커에 안들어갔냐고 물어 봤지.... 좀비가 나타나고 이런 몸이 된 후로 집 밖으로 나간적이 손가락에 꼽으니 에일과 군인들 말고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 그 결과 헤기에게 저런 질문을 한 사람은 허크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다.
 헤기도 사실 들어가고 싶었다.
좀비사태가 급속도로 퍼지기 전 생명공학 연구원인 에일이 벙커 입주 1순위로 제일 먼저 불려들어갈 때 헤기도 데리고 가겠다고 했고 헤기도 에일과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자격심사를 받기 바로 직전,

....좀비에 물리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간신히 도망친 헤기가 피를 철철 흘리며 집으로 뛰어 들어왔을 때 에일의 표정이란 헤기가 과거 알고 있던 에일의 모든 표정보다 처참했다. 헤기도 울컥 눈물이 났다. 학교 사물함에 두고 온  걸 가져 오겠다고 에일몰래 나갔다가 화를 당했으니 입이 열개라도 모자르고 무릎이 닳도록 싹싹 빌어도 모자랐다. 헤기는 여기서 좀비가 되어 죽는다 치지만 그럼 남은 에일은 어떻하면 좋단 말인가. 제발 신이시어. 부탁 하나만 할게요. 제가 에일 앞에서 좀비가 되진 않게 해주세요.

 사람마다 잠복기는 다르지만 좀비 바이러스는 3일이내로 발병된다. 스스로를 다치게 할만큼 이성을 잃고 오로지 본능만이 남아 좀비가 된 스스로를 생각했다.
 상상속에서 좀비가 된 헤기가 에일을 물었다. 헤기는 좀비가 되어도 계속 울었다. 미안해. 미안해. 


 '벙커에 형 혼자 들어가.'

 '널 두고 갈순없어.'

 '이 팔로는 어짜피 들어갈수 없어.'

 '헤기.'


"물리자마자 좀비가 되는 사람도 있다던데 난 좀 튼튼한가봐. 내 걱정말고 들어가서 얼른 치료약 만들어 주면 되잖아?"


하지만 에일은 데리러 오는 군을 무르고 일주일을 버티며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헤기는 일주일이 지나도 좀비가 되지 않았다.




 좀비의 혈액,체액이 체내로 침투하면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좀비로 완전히 변하게 되면 이성을 잃고 오로지 공격적인 성향만 남아 움직이는 사물을 공격 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변종광견병 바이러스일것이라 생각했다. 좀비들이 주로 공격할때 물어 뜯는것도 광견병 바이러스가 신경조직을 통해 대뇌의 변연계를 감염시켜 생기는 현상으로 이를 토대로 좀비의 혈액을 체취하여 전 세계 연구원들이 백신을 만들었으나 실패하였다.

 그들은 다치면 낫지않는다. 생명체가 가져야 할 재생력이 기이 할 정도로 사라져 버리게 된다. 좀비가 문 상처는 낫지 않고 좀비가 되어도 물린상처는 남는다.
 헤기는 좀비에게 물렸으나 어째서 인지 감염되지 않았다. 에일은 이것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믿었다.

 '헤기 잘들어. 네 말대로 벙커에 널 데려갈 순없어. 하지만 넌 좀비가 되지 않았고 이걸 정부가 안다면 곧바로 실험용 쥐 신세가 될거야. 그래서 널....여기 두고 갈거야. 다만... 세상을, 아니 널 구할 수 있게 도와줘.'

 에일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군에게 연행되다싶이 벙커로 사라졌다.

 헤기는 에일이 알려준 대로 보름마다 구호물품을 전해주러 오는 군인을 통해 자신의 혈청을 보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호 물품이 뜸해져도, 에일과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수단이 줄어들어도... 좀비바이러스가 자신을 감염시키는 것같아 악몽도 꾸고 많이 울었지만 헤기는 아직 인간이었다.




"헤기."


 어지러움이 가시자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지낸지 오래되어 문 단속을 할 생각을 못했더니 허크가 지하실까지 찾아온 모양이었다. 헤기는 재빨리 팔꿈치까지 걷어놨던 긴소매를 내리고 피를 뽑던 주사위를 안보이게 밀어넣었다.


 "팔 상처."

 "......."

 "......."


 역시 집으로 데려온것 부터가 큰 실수였다. 알고있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다른 사람 입에서 들려오는 헤기의 이름 두글자가 떨리게 느껴왔다.


".....변명하진 않겠어요. 좀비에게 물린거 맞아요..."


 헤기는 손톱이 파고들 정도로 쎄게 주먹을 쥐고 말했다. 이제 허크가 집밖으로 뛰쳐나가는 일만 남았다. 지금 당장 눈앞에서 자신의 목을 물어 뜯 을수도 있는 좀비와 한공간에 있고싶은 사람은 없을때니까.
 허크 입장에서 헤기가 자신을 속였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해한다. 그래서 허크가 낮은 음성으로 물었을 때 당장 허크가 자신을 칠지도 모른단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던 헤기는 예상외의 소리에 눈을 떴다.


"그래? 그것 참.....아팠겠네."

"......"

"좀비에게 다친 상처는 안낫는다며. 그럼 아플거아냐?"
 
".......다친게 아니고 물린거에요."

"그거나, 이거나."

"당장 좀비로 변해서 허크를 다치게 할지도 모르는데...."

"지금은 아니잖아?"


 그리고 네가 좀비로 변해봤자 하나도 안 무서운데. 허크는 그 약한 팔다리로 누굴 잡아먹겠냐며 웃었다.
 벙찐 헤기가 말을 잇지 못하자 허크가 다치치않은 다른 팔을 잡아 이끌었다. 그나저나...


"배고픈데 점심은 언제먹냐."





 자신의 가장 큰 비밀을 허크가 알게 되어도 변한것이 없었다. 허크는 때때로 의미없는 말을 늘어놓았고 헤기는 허크가 옆에 있는걸 더이상 불편해 하지 않았다.

 벙커와 연락이 끊긴지 한달이 지났다.
에일은 잘 지내는걸까. 내 피로 백신은 잘 만들고있을까. 이미 수백번 제 몸속에 흐르는 항체는 변종 바이러스를 버틸 순 있어도 이길 수 없다는걸 몸소 느끼고 있지만 단 0.1퍼의 가능성도 믿고 싶었다.
 마트에서 구해온 식량도 덩치 큰 허크와 나눠 먹으니 평소보다 빨리 없어지고 있었다.

 불안하다. 이대로 에일은 벙커 안에서 나를 잊고 나는 여기서 서서히 감염되어 죽어가는것일가.
 헤기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가지고 있는 항체가 좀비의 상처도 낫게하는 것이었다면. 팔의 상처가 나아서 벙커안에서 에일과 함께 백신을 만들고 있었을텐데.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헤기도 이런 지옥은 싫었다. 낙원에 가고 싶은 열망은 헤기도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
 고이고 고인 불안과 공포의 댐은 헤기가 잠길 만큼 차올랐고 허크가 한 말은 둑을 허무는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고보니 너 같은 놈을 본적이 있어."

"네?"

"로드루반에서 여기로 건너오는동안 만난 놈인데 좀비에게 물린지 한달이 지났는데 멀쩡하다며 옆구리를 보여주는 미친놈이었지. 난 어디 개에 물려가지고 허풍이나 떠는 건줄알았는데... 좀비에게 물려 변하는걸 본 바로는 그 상처는 좀비가 분명했단말이지."


헤기는 제게 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세상에 너같은 놈이 또 있었다 안심을 시켜주려는건 아닐거고 설마...


"그놈을 너도 만나보면 뭐가 나오지 않을까."


헤기가 기겁을 하였다.


"나갔다간 죽어요!"

"마트도 잘만 다녀왔잖아."

"운이 좋았던거죠! 그리고 그땐 정말 먹을게 하나도 없이 며칠을 굶어서 그랬던거고...."


마트는 바로 집 근처라 갈 다짐을 먹을 수 있었던것이다. 로드루반은 건너에 있는 도시가 아닌가. 여기서 차를 타도 하루밤이 걸린다.
헤기는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후에 구호물품이 올때 에일에 이 사실을 전달하면 된다. 헤기는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모르는 바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깊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연락만 기다리며 굶주리다 죽느니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가져보는게 낫지않겠냐는 허크의 말은 헤기에게 답지않은 생각과 행동을 할 이유가 되었다.
 


"해야할일이 있다는 둥, 혼자 오만 폼 잡고 진지하게 말할 땐 언제고......"

"......갈게요."

"......"

"아니, 어딘지 알려주세요. 다녀올게요."




대번에 허크의 험한 말이 날아왔다.
정신나갔냐. 혼자갔다간 헤기 말대로 죽는다고 허크는 승을 냈다. 마트에서도 죽을 뻔한 주제에 어딜 혼자 가려 하냐며 같이가자고 했다. 헤기는 '허크가 저때문에 위험에 빠질 필요는 없잖아요.' 라고 했지만 허크는 '네가 바이러스를 없앨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자신도 가서 세상을 구할 방법을 찾고 떼돈을 벌겠단다. 


 허크가 함께 가는 사실이 확정되자 헤기는 곧바로 지하실 금고에서 총을 꺼냈다. 마트에서 가져갔던 콜드권총과 에일이 호신용으로 쓰라고 남겨둔 글록 두자루.
 탄창은 적어보였다. 헤기는 금고에 보이는것 모두 짐에 쓸어담았다.
상처는 더이상 덧나지않지만 약과 거즈를 주기적으로 갈아주는게 좋다는 에일에 말에 따랐다. 혹시모르니 구조신호탄과 물, 담요, 혈청용 앰플과 키트, 주사기, 라이터, 그리고 또....

 헤기는 이런류의 짐을 챙겨본적이 없어서 또 무엇을 배낭에 넣어야 할지 곰곰히 생각했다. 
 허크는 이렇게 한 발자국 나가기 조차 막막한 곳에서 어떻게 버티고 지내온걸가. 자신은 아직 어린게 맞았다. 도움을 받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니까. 그래도 헤기는 더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생각한 만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좀비는 일단 한번 타격을 주면 회복 할 수 없기때문에 도망치는것이 쉽다. 움직이거나 큰 소리, 빛에 반응하지만 햇빛 밑에선 행동이 현저히 느려진다.
어짜피 그들도 변하기 전에는 인간이었던 존재들이므로 사람의 몸과 같다. 급소도 같다. 무섭지않다. 무섭지않아야 한다.




"차를 구해야해."


 허크의 말에 헤기도 동의했다. 로드루반까지 차를 타고 하루밤이 걸리는데 그거리를 걸어서 가는건 불가능했다. 허크도 차를 타고 왔다고 한다.
 헤기의 집은 바이러스 발병당시 군 부지가 근처에 있어 대대적으로 통제가 빨리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고 벙커로 일정주민이 들어갈수 있을만큼 부유했던 구역이기 때문에 좀비가 별로 없었다. 아마 살아남은 주민들도 대다수 헤기처럼 집안에 개인 벙커를 만들고 생활하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하크 말에 따르면 로드루반은 달랐다. 


"썩은냄새가 진동하고 시궁쥐 조차 좀비가 되어 사람을 씹어먹는 무시무시한 곳이지."


 헤기가 흠칫 어깨를 떨자 허크가 걱정 말라는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마. 아직 그놈이 거기에 머물러 있다면 로드루반은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까."


 차를 구하는건 쉬웠다. 헤기네 집 지하 주차장에 떡 하니 있는 레인지로버를 타고 가면 되니까.
다만 정작 가기전 준비해야 되는건 차가아니라 차에 실을 기름이었다.
하루를 꼬박 달려야하고 또다시 집으로 달려와야하는데 이틀을 달릴 기름은 주차장에 충분하지 않았다.


"근처 주차된 차에서 기름을 빼와야 하나. 아직까지 남아있다면 말이지"


 사거리에 정유소가 하나 있지만 기름이 남아있을지 미지수였다. 일단 집근처에서 충분히 기름을 구하고 가는길에 들리는걸로 결론이 났다.
 헤기는 기름을 구해 온다는 허크를 따라나서려고 했지만 혼자서 움직이는게 더 빠르다며 펌프와 기름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주차장 셔터를 올리기 전 헤기가 쓰던 권총을 허크 왼쪽 점퍼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한시간이 지나고 허크가 들고간 기름통가득 휘발유를 구해왔다. 그러고도 모자라 어디서 가져왔는지 새로운 기름통에도 담아온 기름이 한가득이었다.


"허크.....능력 좋네요.."

"그걸 이제 알았냐?"


 허크가 세삼스럽다는듯이 코웃음을 치며 알았으면 나한테 잘해. 라며 트렁크에 기름통을 실었다.


 세상이 변하고 문명이 멈춘 인간들의 밤낮은 자연으로 회귀하였다. 해가 지는 시간이면 사방이 어두워지고 불빛이 사라진다. 그 어느곳도 환한 불빛을 내지 못했다. 밤이 곧 낮처럼 화려하게 빛나던 세상은 이제 없었다.

 허크와 헤기는 내일 아침 해가뜨자마자 출발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고 각자 방에서 이른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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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루반은 시즌2 엠마의 남편과 아들이 있다는 도시이며 이달의 트레져헌터길드가 있는곳입니다만 여기선 그냥 지명만 따왔습니다.

드디어 둘을 집밖으로 내보냈으니 이제 헤기가 좀비에게 공격을 당하고 허크가 구해주고 폴인럽 하는일만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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